글/詩

절망

seenell 2021. 6. 26. 14:24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절망

이태현

절망이 나에게 

더 이상 도망가지 못한다고 말할 때

나는 한송이 꽃을 떠올렸다.

그 꽃은 향기가 나지 않는 꽃이어서

사람들은 그 꽃을 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.

 

꽃이라 생각되지 않는 꽃에게

나는 이름을 지어 주려 하였다.

어떤 이름이 어울릴지 몰라 망설일 때...

 

절망이 다시 나에게 

더 이상 도망가지 못한다고 말했다.

그때, 나는 그 꽃에게 하늘이라 불렀다.

 

오늘 그 하늘이 몹시 보고 싶다.